
[오랜만에 읽은 자기계발서]
선물 받아서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게 됐다.
자기계발서는 목적이 뚜렷하다. 더 사회적으로 나아지기 위한 정확한 지침을 지정해준다. 독자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일명 ‘꿀팁’을 얻기를 바란다. ‘show me the money’를 입력했더니 돈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런 명확한 지침을 내리는 과정이 본인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지한다. 자기계발서가 무시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객관적 근거의 부족함. 어떤 책은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고자 500페이지를 할애하는 반면 자기계발서는 보통 다양한 꿀팁을 공유하고자 전개가 빠르다. 하나의 꿀팁만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는 잘 안 팔린다. 이런 이유로 자기계발서를 굳이 찾아 읽지는 않는다. 책을 읽고 뭔가를 얻었다고 생각하기에는 찝찝한 느낌이다. 그 말을 전적으로 신뢰해도 될지 믿음이 안 간다.
그들이 찾아낸 지침의 전개가 빠르더라도 철학, 종교,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고 배워서 이른 것일테다. 근거가 없다고 속단하기엔 우리는 그들을 모른다. 많은 것을 공유하기 위해 논리를 비약하긴 했지만 ,지면과 시간만 확보가 됐다면 충분히 설득할 만한 근거를 내놓아서 날 설득했을 수도 있다. 이 책도 작가가 내린 결론에서 나 자신의 경험과 합해 고개를 끄덕인 부분들이 있다.
[광고회사 부사장의 위기감]
작가를 보면 나 자신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크리에이티브 직군에 종사하는 여성 직장인이다. 끼와 감이 중요한 전장에서 나이가 들수록 뒤쳐진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자존감이 떨어지며 퇴사를 결심하기도 하고, 다시 극복하고 무작정 버티기도 한다. 직장에서 나이가 들어가며 몇 번씩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나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냥 하라’. 그게 그녀의 메시지다. 다른 자기계발서인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와 상충되지만 누가 맞다 틀리다는 없다. 결국 본인의 관점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작가는 본인의 슬럼프를 이 태도로 극복했다. 하찮아 보이는 대추 한 알도 그 속에 수많은 낮과 밤이 담겼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아무 생각 없이 출퇴근하고 살아가는 것도 나름의 고충과 노고가 담겨있다. 이 꾸준한 태도는 귀중한 것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대추 한 알>
그녀는 주연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더라도, 나를 찾는 곳이 있으면 일을 하자고 말이다. 고민해서 깨달은 결론으로 그녀는 버텼다.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그녀의 사례를 보며 충분히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결론]
자기계발서를 깔보거나 비하하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책이나 논리적으로 주제를 전개하는 책들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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