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스 갬빗은 퀸 앞에 있는 폰으로 길을 여는 체스 오프닝을 뜻한다.

주인공 베스가 선호하는 오프닝은 퀸의 길을 뚫어주는 퀸스갬빗이다. 막강한 퀸을 가지고 체스판을 자유롭게 누비길 원하는 그녀의 욕망이 담겨있다.
현실에서의 베스는 보육원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통제받고 있지만, 체스에서만큼은 다르다. 그녀는 안하무인의 난폭한 군주다.
퀸스 갬빗은 베스의 성장일기다. 그녀는 보육원에서 자랐으며, 체스에 천재적이고, 승부욕이 넘치고, 약물에 중독됐다.
샤이벌과 휘틀리 부인과 베스간의 관계성이 인상 깊었다.
샤이벌과 휘틀리 부인은 미성년자 베스의 보호자다. 하지만 그들은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다.
샤이벌은 베스의 체스 수련을 돕지만 데려다 키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베스에게 체스 게임을 처음 참가할 수 있는 돈을 선뜻 보내준다.
휘틀리 부인은 펫처럼 베스를 데려온 뒤 방치에 가까운 육아를 한 알콜 중독 양어머니이지만, 베스를 걱정하는 유일한 양육자였다.
이렇게 약간은 모순되고 퍼즐이 빠진 관계에서도 사랑과 신뢰가 있다는 것이 더 베스를 현실적이게 만들었다.
흔히 평범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성장이란 올이 하나씩 빠진 스웨터를 입고 추위를 견디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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