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의 주제는 ‘해보니 별 거 아니었던 것‘이다. 사실 모든 일이 그렇다. 시작이 어려울뿐이다. 그러면 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어려울까? ROI 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ROI 는 Return On Investment의 약자로 ‘사용된 비용 대비 얼마만큼의 효과를 올렸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ROI를 따졌을때 뭔가를 시작하는 일은 어렵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결과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을 넣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A)이익금액/투자금액 + (B)투자금액만큼의 경험/투자금액(=1)이니 ROI 가 1 이상으로 무조건 손해보지 않는다! 테라코인 PR 영상에만 등장할 것 같은 수익 보장 모델이다.
나도 안다. 부등호와 분수를 사용한다고 공식이 되는 건 아니다. 내 경험이 투자금액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증명이 불가능한 헛소리다.
나쁜 일을 경험으로 승화하는 인간의 습성을 정신승리처럼 묘사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처음 읽었을 때 수치스럽기도 하고 반박하고도 싶었다. 실패와 배신을 반면교사로 삼는 미래지향적인 태도는 정신승리가 아니다! 고난을 극복하는 숭고한 과정을 어떻게 정신승리라는 패자의 마인드로 격하할 수 있단 말인가? 나를 넘어 전 인류에 대한 모독이다.
책이었는지, 기사였는지, 내가 지어낸 구절인지 출처는 이제 기억도 안 난다. 저 문장을 접한 뒤로 그저 그건 틀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부인은 깨달음의 과정이었다. 어쩌면 모두 정신승리일 수 있다. 실패는 실패이며 최종 이익 금액은 놓친 기회비용을 커버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ROI를 1로 만드는 것은 객관적인 상황 파악을 넘어 실패의 경험을 현재와 미래의 자원 가치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게 정신승리든 아니든, 이렇게 하면 내 ROI가 1 이상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모든 일은 경험으로 여기는 자세는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내 공식이 맞다면 경제학적으로도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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