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2025

역행자(2022) ⭐️⭐️⭐️⭐️

방황하는물고기 2025. 8. 31. 00:01


[자기계발서가 웃겨?]
이 책을 전혀 다른 두 명에게서 추천을 받았다. 한 명은 직장 동료이자 친구, 한 명은 소개팅에서 만난 분이다. 매력적인 두 명이 자신의 인생책이라고 하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 자기계발서는 즐겨 읽지 않는다. 이유1) 증거 없이 본인의 주장을 비약해서 전개할 것만 같다. 이유2) 실질적 도움이 안되는 뻔한 얘기를 늘어놓을 것 같다.
역행자는 내 마음을 초장부터 비웃는다.

“난 돈 따위 필요 없어”, “부자 되는 법칙같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등의 말도 대부분 자의식의 상처를 피하기 위한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p.29)


뜨끔했다. 실질적 도움이 될지 안될지, 뻔한 얘기일지 아닐지는 읽어봐야 아는 것 아닌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기 쉬워 하루만에 다 읽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좋은 책이다]
영업 사원처럼 자기 확신과 과장이 심하다. 본인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주장을 전개한다.
나름대로 주장의 논리를 확립하기 위해 과학적인 지식들을 끌어다 쓴다.
하지만 단편적인 과학적 지식으로 타당성을 확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작가는 본인과 본인 주변의 성공 사례들을 부풀려서 얘기하고, 이건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라고 해야만 했을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안 들어주니까.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도 설득이 안 되면 잔소리다.
사실 책에서 주창하는 바는 간단하다.
1. 자의식 해제하기
2. 책 많이 읽기. 글 많이 쓰기.
3. 무조건 시도해보기.

사실 이 세 가지 팁이 작가가 호언장담하듯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해서 해가 될 게 없다. 정말 없다.

[자의식 해체]
가장 충격적인 파트였다. 난 지금까지 자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자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자아를 해체하라고 말한다. 너가 부리는 고집과 자기 연민을 모두 벗어 던지고 네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열등한지 직면하라.
어려운 일이다. 공작새의 깃털을 활짝 펼쳐 허세를 부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사람들은 자아가 상처받는 걸 피하려다 중요한 배움의 기회를 놓친다. (p.82)”
우리는 왜 변화를 두려워하고 자아를 지키려할까?

“우리의 뇌는 우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가급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급한 문제에는 오래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반응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대충대충 둘러대면서 우리의 뇌는 가급적 적은 에너지로 많은 일을 처리한다. (p.90)”


“상처를 봉합하고 적당한 스토리를 만들어서 스스로가 일관되며 가치 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해주는.” (p.91) 역할은 중요하다. 아니면 우리는 시련이 닥치고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마다 무너져서 금방 자살해 버렸을 것이다. 동시에 자아는 양날의 검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완벽하기 때문에 도전하거나 우리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게된다.

작가는 이런 자의식을 해체하는 구체적인 프로토콜을 제안한다. 첫 번째, 탐색. 두 번째, 인식. 세 번째, 전환. 내가 열등감을 느꼈을 때 어떤 부분에서 느꼈는지 파악하고, 내가 그 부분에 있어 부족하다는 걸 의식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교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경계선을 말랑하게할 필요가 있다.

[책 많이 읽기, 글 많이 쓰기]
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습관이다. 책을 읽으면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이해력이 높아진다. 글을 쓰면 타인의 지식을 내 것으로 체화시킬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업을 하기 전에 그 일과 관련된 책을 10권을 읽어보라고 한다. 난 그런적이 있나? 없다.

책을 10권 읽는다는건 그 만큼 공부를 하고 알아본다는 뜻이다. 하다못해 이직 전 30분 커피챗도 큰 도움이 되는데 몇십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 건 당연히 좋을 것이다.
그 분야의 어느정도 지식이 쌓인다면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 구체적이고 유용한 팁이다.

[총평]
작가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꾸준히 배우고 시도하라고 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당을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세요. 와 같이 당연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작가는 과학적 지식들과 본인과 주변의 성공 경험을 끌어들여 어떻게든 우리가 여기에 설득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워킹했다. ‘편안함을 거부하라’ 라는 거부감이 드는 제언도 왜 성장하려면 필수적인지도 설득된다.

재태크책을 보며 “패배자나 보는 책”, “투기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는 한 사업가의 말처럼 나도 세속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책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 태도를 버려야겠다는 소중한 교훈을 준 책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어 별 네 개를 준다.